" 인문학, 세상을 읽다 "

2011. 9. 27. 12:48독서

 

 

 

 

 

 

한 부분을 인용해본다...

 

 

 

『  ...미국은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를 찍어내는 나라이다. 이 권리가 가져다 주는 경제적 이익은 일반적인 상상을 초월한다. 프랑스의 드골이 미국이 달러라는 종이쪽지를 들고 와 프랑스의 기업들을 집어삼키는 것에 불같이 화를 냈다는 일화는 달러가 갖는 막대한 위력과 부당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오늘날 미국경제는 빚으로 굴러간다. 미국은 하루 평균 20억달러. 우리돈으로 2조원을 외국에서 빌린다. 만성적인 쌍둥이 적자(무역수지.재정수지)에 시달리는 미국의 대외 순부채는 2004년 말 2조 5천억달러에 이른다. 다른 국가라면 외환위기에 여러번 빠지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는 외환위기가 없다. 외환보유고도 없다. 달러를 발행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외환위기가 없으므로 설사 외국 자본이 들어와 금융투기나 부동산 투기를 하다 손 털고 나가도 끄떡없다. 그뿐만 아니라 엄청난 적자 속에서도 오히려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은 달러를 그냥 제공하지 않는다. 주식,농산물,공산품,채권,부동산 등 경제적 댓가를 받고 제공한다. 그러므로 달러를 찍어내는 만큼 이득이다. 미국이 제 3세계에 차관을 제공하거나 민간은행이 달러를 차입하면 그만큼 이득이다. 달러가 실물과 교환되면, 전 세계의 민중들이 생산한 제화들을 거의 공짜로 수취하는 것이 되고 금융시장을 통해 주식이나 채권과 교환되면,허구적 부를 부풀림으로써 주식이나 채권을 갖고 있지 않은 전 세계 민중의 부를 은밀하게 강탈하는 것이 된다

 

   우리는 흔히 환율의 변동은 공정하게 양국에 서로 반대되는 영향을 주게 된다고 배운다. 그러나 미국은 예외다. 미국은 원화 가치가 오르면, 즉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더 많이 수출할수 있어서 고용과 소득이 좋아질뿐 아니라 그만큼 빚도 줄어든다. 반대로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우리나라에서 수입한 상품 가격이 내려가 물가가 안정되고 실질 생활수준이 향상된다. 이것은 다른 국가들이 환율이 올라도 걱정이고 내려도 걱정인 것과 대조적이다.

   게다가 중국,일본,한국과 같은 대미 수출 흑자 국가의 중앙은행들은 자국 통화가치 절상으로 수출이 타격을 입는 것을 막으려고 미국정부의 채권을 대량으로 구매한다. 그것은 미국의 적자를 메워주는 셈이 되고 미국은 또 이익을 얻는다. 만약 환율이 떨어지면 미국 국채를 보유한 우리나라는 그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는 경상수지 적자와 저금리가 동시에 유지될수 없다. 그러나 미국 경제에서는 가능하고, 오히려 그로 인해 더욱 부가 늘어나는 모순이 아무렇지도 않게 성립한다.

 

   세계경제는 화폐를 발행하고 통제하는 집단에 의해 지배된다.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무디스나,S&P 같은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이다. 그평가 과정은 베일에 싸여 있지만 그 영향력은 전 세계 인구의 삶을 좌우할 정도로 엄청나다. 비유하자면 세계시장이 링이라면 미국자본은 선수중 한명이다. 그러나 미국은 선수이면서 자신이 경기 규칙을 만든다. 그리고 심판도 자신이 본다.

 

...미국은 1944년 기축통화 발행국이 된 이후 지금까지 끊임없이 소비해 왔으며, 전 세계 민중은 그런 미국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열심히 생산해왔다, 전 세계 민중이 미국을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헤게모니 속에 구축된 경제 질서는 비정상적이고 비도덕적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엄청난 모순이 숨어있다. 만약 미국이 어느 날 세계의 수출품을 빨아들이는 최종소비자 역활을 포기한다면 ?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미수출로 성장해온 나라들은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되며 심지어 외환위기가 발생할수 있다, 혹은 미국이 기를 쓰고 수출에 전념해 무역흑자를 낸다면 ? 다른 국가들은 달러가 모자라 경제를 제대로 성장시킬수 없다. 미국의 엄청난 경상수지 적자를 바탕으로 한 막대한 소비가 아무리 부당한 수취라 해도 그것은 현대 경제체제를 유지시키는 핵심 요인이라는 말이다...』

 

 

약소국인 한국의 처한 상황부터,

다음 세대들의 암울한 미래를 상상해보다 가슴이 답답해져와 책을 집어 던졌다.

자본주의는 스스로 통제할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서서히 침몰할 것인가 ?

 

지구 전체가 하나로 연결된 오늘의 경제구조속에서

어렸을 적, 조그만 우리동네

문턱 닳은 구멍가게, 오리기르던 튀김집, 유리병 모아 팔던 고물상만으로도 

충분히 재밌게 살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키스미 트래블 "  (0) 2011.10.01
" 만화로 읽는 경제학 1 "  (0) 2011.09.29
" Hot Age, 마흔이후 30년 "  (0) 2011.09.20
" 호주에서 홀로서기 "  (0) 2011.09.12
" 호주체험기 "  (0) 2011.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