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4. 27. 11:21ㆍ국내여행
난 연두색을 참 좋아한다. 고등학교때 많이 외우던 영어사전의 밑줄도 연두색이다.
그래서 4월이 참 좋다. 땡볕에 타버린 진한 녹색의 여름보다...
4월 마지막주 일요일,
어디가서 연두색을 실컷 즐겨볼까 생각한 곳이 파주 헤이리마을이다.
헤이리마을은 서울 북쪽 파주에 있는데 자유로를 타고 가다
북한갈 사람은 직진하면 되고 헤이리 갈사람은 통일전망대 지나서 우회전하면 된다.
가는 길에 일산 신도시, 파주 출판단지,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등이 보이는데 나라에서
정책적으로 낙후된 서울 북부쪽을 많이 개발하려는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다.
헤이리를 처음 알게 된것이 TV에 비춰진 저마다의 독특한 건물들 때문이다.
약 10년전쯤에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파주지역 약 15만평에 미술가 작가 영화인음악가 건축가들이
회원으로 참여해 다양한 문화장르가 한 공간에서 소통하는 문화 예술마을을 만들자는 취지로 저마다의
특색있는 건물들을 짓고 입주하고 있다
마을이 상당히 커서 들어가는 입장료는 없다. 주차료도 없어서 좋다.
그냥 마을 안 길 드라이브 삼아돌다가 예쁜 집 있으면 차 세워놓고 들어가면 된다.
단 몇 군데 건물은 안에 들어갈 때 돈을 내야 하는 곳이 있다. 또 많진 않지만 살림을 하는 집들도
있어서 괜히 기웃거리다가 집주인과 마주치면 좀 무안해진다
헤이리는 그럼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곳일까 ?
기본적으로 문화예술인들 300여명이 직접 기거하며 창작하는 공간이다.
만든 작품을 전시,
축제의 공간이기도 하는데 골목골목에 주말 이벤트나 축제들이 열리곤 한다.
아이들에게 견학과 체험을 시키고 어른들을 교육도 하는 문화예술 학교이기도 하다.
문화와 예술을 논하고 새로운 사조와 이웃 학문과 접목이 되는 공간이기도 하고
먹을것도 있고 입을 것도 팔고 학용품도 팔고 국적불명의 장난감도 펴놓고 팔고...
좀 유식한척 멋있는 단어 쓰다가 점점 글이 세속적으로 가는데 실지로 둘러보면
'딸기가 좋아’‘집에 안갈래’‘토이 뮤지엄’ 같은 공간들은 이미 장사가 본업이 되어 버린거 같아서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런 사태를 미리 방지하여 모든 건물을 3층 이하로 제한하고 보도블럭과
자연공간에 대한 규제를 만들고 각 건물의 일정 부분은 외부 관람객들에게 의무적으로 개방하는 조건을 걸기도 했다.
아이들 데리고 와서 하루 신나게 놀릴수 있는 공간도 많다.
어느 아이들 케릭터 놀이 공간은 한번 입장료를 내면 재입장도 된다.
막내 짱이를 오전 놀게 하고 쉬이 꺼진 배에 점심 채워주고 가만히 보니 기운이 아직도 남아돌아 다시 들여보냈다.
돌아가는 차안이 아주 평화롭다, 아이가 잔다.
특색있는 공간들이 너무 많고 추천할 만한 곳도 있지만 구체적인 이름을 지명하는건 좀 그래서 종류만 몇가지 적어봤다.
cafe, restaurant, art shop, guest house, workshop, bookcafe, gallery,museum...
헤이리 옆에 근사한 모양의 큰 건물단지가 보이는데 그건 파주영어마을이다.
그래서 헤이리도 영어를 좋아하나보다. 아래 사진이 파주영어마을
둘러보면 아직도 빈 터가 상당히 많다.
그 공간 몇군데에 한방에 관련된 공간을 지으면 얼마나 좋을까 ?
한방찻집
한약재가 들어간 건강음식점 -삼계탕, 추어탕, 한방 죽,
한약재 판매
한의학박물관
한의학 체험교실
한의학 서적판매(국내,국외)
한방 케릭터, 전통 장신구등 판매
허준, 대장금등의 드라마 상영과 세트장 조성
...
생각할수록 무궁무진하다.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몰려와 구경하고 돈을 쓰고 가는데
한방관련 공간이 군데군데 끼어있다면 장단기적으로 한의학이나 한의사들에게 참 많이
도움이 되겠다 생각하니 기분이 점점 좋아진다.
뭐 상상은 공짜니까 실컷 혼자 오대광실을 지었다 부셨다 하며 실없이 웃고 다닌다.
한방 단독공간들은 실패한 전례도 있고 하니 이렇게 여러 문화예술 틈바구니에 끼어서 하면 더 좋을거 같다.
이 건물 저 건물 시간가는줄 모르고 구경하다보니
아침에 내리던 비는 어느새그치고 4월의 연녹색은 더욱 깨끗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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