빤짝연휴 4-4 소라면 장척마을

2011. 8. 15. 10:39국내여행

 

 

 

어제 밤 야경이 멋졌던 여천 소호

 

 

싸구려 모텔이 전망이 더 좋아 횡재한 기분으로 실컷 창밖을 내다보았다.

 

 

수원을 떠나기전

현주가 누런 재생종이를 자랑스럽게 내밀었다.   볼펜으로 휘갈겨 쓴

    " 서대회 구백식X " 

스스로 맛집을 바꿔 보겠다는 노력이 가상해서 네비를 쿡쿡 눌렀다,

 

가보니 식당이 여객터미널 앞에 있던데 이 앞을 그렇게 지나다녀도 몰랐었다,

여수는 모든 식당이 각자의 맛집인가보다.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열었나 ?'  들여다보니 등이 켜 있어 들어갔다,

왠걸, 벌써 꽤 많은 사람들이 바닥에 앉아 아점을 먹고 있었다.  맞게 찾았군.

 

 

서대회무침 10,000

금풍생이    10,000...   싸네 !

여기도. 공기밥은 별도라고 주문표에 아예 적혀있다.

 

두가지를 시키고 기다리니

잠시후 음식을 쟁반에 담아 내려놓길래

   " 공기밥 두개 주세요 ! "  하는 순간,  밥을 퍼 담은 큰 스댕그릇을 내려놓는다.

이 집은 공기밥 별도 라고 적어놓고 당연한 듯이 공기밥을 첨부터 가져온다.

 ' 공기밥별도' 라는 말이 여러 의미를 갖고 있다는걸 40여년간 한국어를 쓰면서도 첨 알았다,

구백식X 에서는  '주는대로 먹고 밥값은 따로 받는다 ! ' 란 뜻 

조만간 설렁탕에 공기밥별도, 백반에 공기밥별도 할 기세다.

금풍생이는 덩치에 비해 살이 적은 생선이었다.

반은 내장, 나머지 반의 반도 머리와 뼈로 발려나가고 살은 정확히 1/4  토막이다

 

 

이 식당의 서대회는 서대가 많이 들어있고 두툼하게 썰어서 서대생선 자체의 맛을 느낄수 있었다,

양념맛이 무겁고 진해서 남자들 입맛엔 맞는데 여자들에겐 좀 맵다

 

여수댁인 현주의 입이 얼얼할 정도면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듯

서대회로 유명한 여수의 또 다른 맛집인 삼학X 과 비교한다면

삼학X 의 서대회는 무채와 배를 채친 속에 회를 찾기 힘들정도로 서대 양이 적다.

거기에 가격은 계속 올려 구백식X에 비해 많이 비싸다.

예전 싼 값에 애용하던 여수토박이들의 원성을 사고 있음은 당연하다.

그런데 대신 맛은 시원하고 덜 자극적이여서 여성분이나 외지인들 입맛엔 더 맞는거 같다.

 

 

식사 끝나고 계산한 다음에 현주기다리느라 자리에 잠깐 앉아있는데

써빙아줌마가 쟁반을 들고와 날 투명인간보듯이 하면서 탁탁 ! 상을 치운다

   이 남쪽까지도 <먹시돈나> 신공을 발휘하는 고수가 있었다니 !!! 

잔반을 한 그릇에 다 쏟아가는걸 보니 그나마 다행이다 -재활용을 안한다는 뜻-

 

※ 먹시돈나 - 먹었음 쉬지말고 돈내고 나가라.

 

 

여수시장에 들려 찐 옥수수를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여자만(순천만)쪽으로 드라이브를 나갔다,

 

 

         ◐ ◐ ◐

 

해안도로는 산 중턱에 놓여있어 먼 바다까지 호쾌하게 보인다.

똑같은 바다라도 돌산섬이나 화양면의 바다가 더 이쁘게 보이는 건 시야의 차이다.

   도로아래 따개비같이 붙어 있는 마을

   언덕위에 세워진 분홍빛 지붕의 교회.

   산토리니풍의 하얀 카페들

   ...

자주 들르는 마을로 내려갔다,

 

 

 

배를 들러올리고 한 가족이 열심히 뭔가 일을 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배에 붙어있던 조개들을 떼어내고 있었다.

어부도 힘든 직업이구나.

 

 

소라면 장척마을

 

 

 

주말마다 둥네분들이 파전과 국수등을 만들어 팔고 계신다.

오늘은 아직 배가 안 꺼져 구경만 해야겠다.

 

 

한쪽 구석에 차를 세우고

 

 

현주가 갈릴리 수퍼에 가서 하드를 사왔다,

 

 

현주는 비비빅, 난 팥빙수

바닷가 그늘아래서 먹고 있자니 추워 닭살이 됐다.

 

 

 

 

언제부터 저 요강은 여기 있었을까 ?

 

 

 

 

 

 

 

아저씨 한분이 들일하다 오셨는데

   " 밥을 먹고 쉬어라 "

   " 쉬고 나서 밥줘라 " 는,

내가 볼땐 별것도 아니지만 그분들에겐 먹고 사는 원초적인 문제를 가지고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당사자는 벌써 자리를 떴는데도. 꼬장꼬장한 할아버지 한분과 할머니들 사이에 말다툼이 오가더니

예상대로 동네 남자들이 평상에서 정자로 쫒겨났다.

 

 

 

 

 

 

말타면 종부리고 싶다더니

어느새 슬그머니 신발벗고,,,양말도 벗고..자세가 흐트러진다

 

 

여수댁이 눕고

 

동네 아자씨들도 고무신 벗어놓고 누워자니

 

 

나도 디비져 하늘을 바라보다

잠이 들어버렸다.

 

 

달게 자고 나니

짱이가 보고싶어

주섬주섬 챙겨 일어난다.

 

 

 

 

연휴라 천안논산고속도로 공주JC부터 갑자기 차가 다 서버렸다,

시야끝나는 지점까지 차들이 꽉 찬 순대같이 미어터진다

얼른 유구 IC로 나와 온양 국도로 빠졌다

<클릭시 확대됨>   빨간줄은 내려간 길. 파란줄은 올라온 길.

 

 

여자만에서 츨발해 3시간 반만에 수원에 도착했다.

 

오는길에 삼계탕 해먹자고 졸라

마트 들려 닭 두마리 사다가 애들이랑 죽쒀 먹으며 연휴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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