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의 끝 마니 "

2015. 3. 15. 10:44독서

 

 

 

 

 

 

 

오백여 페이지나 되는데 하루에 백 페이지씩 읽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한 여행기였다,

감히 단언하건데, 현대인들은 예전 사람들에 비해 글실력이 많이 줄어 들었다, 물론 수많은 경쟁자들을 이기고 여기까지 올라온 고전을 현재 발간되는 검증안된 책들과 비교한다는게 무리인건 알지만 작문에서도 세대차이는 확실히 드러난다.


저자 패트릭 리 퍼머 (Patrick Leigh Fermor 1915-2011)는 수다쟁이다.

현지어에 능숙한 덕에 재치있는 농담과 에피소드들이 진하게 녹아든 여행기에서 작은 실 끄트머리를 잡고 줄줄 풀어나간다. 마니의 지배층이던 니클리아노스의 전쟁, 고르곤과 켄타우로스, 비잔틴의 종교미술, 도나우공국에서 쓰던 희안한 모자, 코르시카로 이주한 마니공동체의 역사, 길가 예배당에서 본 성화로 헬레니즘이 기독교에 미친 영향과 동,서방 종교화의 차이, 어부를 보며 비잔티움 제국의 부활을 상상하고... 박학다식을 맘껏 뽐내는 그를 보며 질투심도 나지만 감히 반기를 들수 없이 넋놓고 그의 이야기에 빠져 버린다.

' 패디' 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는 만인의 사랑을 받는 영국의 전쟁영웅이자 20세기 최고의 여행 작가중 한 사람이다. 19살때 네덜란드에서 이스탄불까지 도보여행을 감행하고 2차 세계대전때는 영국 근위보병장교로 크레타 전선에 파견되어 2년 넘게 양치기로 위장한 채 하인리히 군정장관을 납치하는 전과를 올려 영화로 만들어지고 대영제국 훈장도 받는다. 1944년 카이로에서 만난 조앤 레이너와 늘 함께 여행하며 만난지 24년만에 결혼해 그리스 마니에 올리브 숲에 정착한다. 조앤은 사진활영과 자료조사와 기록 등을 담당했다.


이 책의 제목 마니는 그리스 헬로폰네소스 남쪽끝 삼지창처럼 삐죽 나온 세 반도의 가운데 지역을 일컸는 지명이다. 타이게토스 산맥이 코르크 병마개처럼 꼭 틀어 막혀 있고 거친 돌과 선인장만 있는 척박한 지형이 마티판곶까지 이어지는 오지중에 오지다. 그 속에서 산양처럼 거칠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음 여행지로 조심스럽게 점을 찍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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