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차 마시러 미술관 가실래요 ?

2014. 7. 23. 17:00Britain 2014

 

 

 

잠시 Afternoon tea라도 마시며 좀 쉬어야겠다.

거리는 멀지 않은데 버스를 타려면 또 많이 걸어야 하고, 너무 늦으면 Afternoon tea time 이 끝나 버리니까 블랙캡을 타고 가기로 했다.

택시가 많지 않아 좀 기다린 후 한대를 잡았는데 기사가 재촉하는 바람에 얼른 탔다. 타자마자 목적지도 안 묻고 출발해서 여기가 택시도 설 수 없는 구역인가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 넓은 대로에서 차를 유턴시켜 길가로 대더니 그제야 목적지를 묻는다.

"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 "

모르겠단다,

운전석과 승객석은 투명 아크릴판으로 막혀 있고 손바닥 만한 구멍만 뚫려 있어 거기다 대고 몇번을 반복해도 ... 모르겠단다.

지도를 주섬주섬 꺼내 펼치는데, 옆에서 보다 못한 현주가 한 마디 하자 갑자기 기사 얼굴이 환해지며

"  Oh~ 포츄렛 ?!  OK ! "

그래서 국립 초상화 미술관- 나 이제 영어 안 쓸란다-을 가게 되었다

 

왠지 더 행복해진 현주.

더 기고만장하면 가이드 다 넘겨줘야지 !

 

몇 백미터 거리임에도 차가 막혀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미터기는 계속 올라가고...

드디어 갤러리에 도착해 내리려니까 손으로 먹는 시늉을 하며 손가락으로 10m 앞을 가르쳤다. 여기 문은 카페입구고 정문은 더 가야 된다는 뜻이었다. 사실 우리가 가려는 곳은 여기 카페인데 TT  

그 10m도 차들이 도로에 꽉 차서 또 수십초가 흘렀다. 미터기가 혈압계가 되었지만 입구에 더 가깝게 내려주려는 기사의 배려라 여기며 참았다. 드디어 그 대단한 정문앞에서 내리며 미터기에 찍힌 £6.6 (11,880원) 를 확인했다, 영국 택시는 밖으로 나와 돈을 낸다. 열린 조수석 창으로 £10 한장을 건넸더니 ' 탱큐 ' 하며 그냥 가려는 것이었다.

- 모 이런 새끼가 다 있어 ? 니가 C8 애시당초 포트레이트만 알아 들었어도 내가 이러지 않어 -

"  Change "  단호하게 한마디 했다

"  &%$^& ...Tip ... English ... @#$%^& "   기사가 그 잘난 영어로 길게 이야기 했다

-  몰라. 뭔 말인지. 포츄렛도 모르는 놈이 알간 ? -

"  Change "  못 알아들은 척 손바닥을 펄럭이며 그 말만 또 한번 하자, 굳은 표정으로 홀더에서 £1  동전 3개를 빼 주었다.

줄거 주고 받을거 받자마자 서로 뒤도 안 돌아보고 헤어졌다,

10m 를 도로 내려 와 카페입구로 들어갔다

 

양복을 입은 백인 신사가 문 안쪽에 앉아 있었다. 큰 키와 덩치에 괜히 쫄아서 " May I come in ? "  물어봤다. 

Cafe는 지하 1층.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자 곧바로 Bookshop 으로 연결되었다. 

 

 

일단 참고 참았던 화장실부터 ...

 

 

Cafe는 지하에 위치해 있지만

 

천정은 하늘에 있어 야외처럼 환한데다가

런던의 소음과 번잡함이 투명유리창으로 완벽하게 차단되어 있었다 

 

인당 £5 (9,000원) 짜리 Afternoon tea.

저렴한 가격에 차 종류를 고를 수 있고 스콘과 잼, 크림이 제공되었다

 

 

 

 

재즈음악과 향기로운 홍차...   런던의 오후

현주는 이런 느긋한 여행이 자기 취향이라며 마냥 행복해 했다


방금 전까지 걷고 땀흘리고 넘어지고 실갱이 벌였다가

갑자기 조용한 공간속에 망중한의 시간이 주어지자, 현실감이 살짝 맛탱이가 간다

 

유리 천정에 청소자국이 남아있다.

이런 위치에 며칠만 청소 안하면 먼지, 낙엽, 담배꽁초로 엉망이 됐을텐데 잘 관리되고 있었다

 

뜨거운 물을 더 리필해 마시며 1시간 넘게 앉아 있었더니 이젠 다리가 안 펴질려고 한다.

5시쯤 일어나 먼저 Bookshop 둘러보고

 

 1층에 Giftshop 도 보고

<인용사진>

 

 

 

 

미술관 안으로 들어갔다

이름 그대로 인물의 초상화와 사진만을 전시해 놓았다.

바로 옆에는 이 미술관보다 더 유명한 The National Gallery 가 있지만 우리 취향이 아니라서 ...

 

 

 

 

 

한쪽 방에는 BP에서 주관하는 특별전이 전시되고 있었다.

Admission free 란 뜻이 궁금해 여직원에게 물어보니 Fee free (무료입장) 라고 알려주었다, 

 

 

 

 

입구에선 6시에 문 닫는다고 들어오는 관람객들을 돌려보내고 있었다,

우리도 슬슬 밖으로 나왔다.

정문 계단 옆으로 지하 카페의 유리천정이 보였다. 빛이 반사되어 밖에선 카페 내부가 잘 안보이지만  카페 안에 앉아서는 위가 잘 보인다. 운 좋으면 덤으로...ㅋㅋ.

 

6시가 넘어서자

그림자는 더 진해지고 거리가 한결 차분해졌다

 

 

 

●   ●  

 

눈물이, 덧없는 눈물이 - 알프레드 테니슨

 

눈물이여, 덧없는 눈물이여

나는 그 이유를 모르겠다

성스러운 절망의 심연으로부터

가슴에서 솟아올라 눈에 고인다

행복한 가을 들녘을 바라보며

다시 오지 않을 날들을 생각하노라니

수평선 너머에서 벗님들 싣고 오는 돛배

그곳에서 반짝이는 첫 햇살처럼 생생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태우고 수평선 넘는

그 돛배 위를 빨갛게 물들이는 마지막 햇살

그처럼 슬프고 새롭도다, 더 이상 없을 날들은

아, 슬프고 아릇하여라, 어둑한 여름날 동이 틀 즈음

죽어가는 이의 눈에 비치는 창문의 사각이

차츰 흐릿해 보일 무렵 그의 귀에 들려오는

갓 태어난 새들의 첫 지저귐처럼

그처럼 슬프고 야릇하구나, 다시 없을 날들은

죽은 뒤 떠오르는 키스처럼 다정하고

이제는 남의 것이 된 입술에 헛되이 해보는

상상의 키스처럼 감미롭도다, 사랑처럼 깊고

첫사랑처럼 깊어라. 온갖 화환으로 미칠 것 같아

오, 삶 가운데 죽음이어라. 다시 오지 않을 날들이여

 

 

Tears, idle tears - Alfred Tennyson

 

Tears, idle tears, I know not what they mean

Tears from the depth of some divine despair

Rise in the heart, and gather to the eyes

In looking on the happy Autumn-fields,

And thinking of the days that are no more

Fresh as the first beam glitting on a sail

That brings our friends up from the under world

Sad as the last which reddens over one

That sinks with all we love below the verge

So sad, so fresh, the days that are no more

Ah, sad and strange as in dark summer dawns

The earliest pipe of half-awakened birds

To dying ears, when unto dying eyes

The casement slowly grows a glimmering square

So sad, so strange, the days that are no more

Dear as remembered kisses after death

And sweet as those by hopeless fancy feigned

On lips that are for other deep as love

Deep as first love and wild all regret

O death in life, the days that are no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