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

2013. 7. 7. 10:09독서

 

 

 

 

 

 

 

 

손미나님의 스페인 여행기를 읽는 내내, 저자의 끼가 논픽션이라는 틀안에 갇힌 느낌이 들었는데 결국 그녀가 소설을 썼다

여행기가 호수라면 소설은 바다다. 그 넓고 자유로운 곳에서 그녀는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 것인가 ?

 

장미와 테오라는 두 이야기가 서로 연관성 없이 번갈아 진행되다가, 당연히 나중엔 하나로 결합되어 끝나는 상투적인 방식.

한 사람의 이야기를 막 클라이맥스로 올리다가, 갑자기 장을 바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꺼내는건 Commercial break (중간광고)랑 똑같다. 

그런 노골적인 상업성을 반대하는 나로서는 작가가 예전에 방송국에 근무했음을 떠올리지 않을수 없다, 독자입장에서는 그런 전개가 한두번이면 신선하게 느낄수 있지만 장이 바뀔 때마다 매번 그러니 작가의 의도가 드러나 소설자체에 몰입이 안된다.

음식 메뉴를 소개하거나 방의 인테리어등을 묘사할때 쉼표가 연발되는 나열식은, 의욕은 넘치는데 촌철살인할 정도의 단어나 문장을 못 찾은거 같아 내가 다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다. 소설속에 스페인 여행기의 내용이 상당히 오버랩되어 있다, 꼭 속편같은 느낌

 

한번 내 뱉은 말을 줏어담을 수 없듯이, 글과 책도 똑같다,

책은 인쇄되서 깔렸는데 고치고 싶은 문장이 보이고 실수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고통도 적잖을 것이다.

더 읽고 생각하고 그래서 명확하게 눈앞에 펼쳐진다면 그때서야 세상에 내놓는게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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