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25. 19:00ㆍLife is live !
현주가 데리고 간 아주대앞 팥빙수전문점
첫술은 달콤했고 중간엔 배부르고 마지막엔 오기만 남았다
팥빙수 일인분에 두 손든건 내 개인사에 없었다능...
집에 와 토요일 늦은 오수에 빠졌다
6시가 넘자 가족 모두 운동한다, 산책한다 외출한다 뿔뿔히 흩어졌다
아직 일몰까지는 한시간이 남았구나
카메라 렌즈를 바꿔끼고 삼각대를 걸고 현관문을 나서다 앞집 부부와 마주쳤다
부은 얼굴에 눌린 머리로 꾸벅 인사를 했다. 안 봐도 안다 내 모습이 어떨지는...
동탄-수원 고속화도르
항상 차안에서만 봤다가, 인도에서 보니 무거운 쇳덩어리들의 맹렬한 속도감에 기가 질렸다
말만 인도지 사람의 흔적은 거의 없는 길을
규칙적으로 삐걱대는 소리를 내며 힘들게 자전거 패달을 밟는다.
키작고 풍성한 나무 한 그루를 지날때, 유난히 새소리들이 시끄러웠다
슬퍼 우는게 아니라 신나 떠드는 수백수천의 앙증맞은 조둥아리들을 보고싶어
그 나무둥지속으로 내 머리통을 쑤욱 집어 넣고 싶었다.
어느 순간부터 라일락향인지, 아카시아향인지
진한 향수원액을 코에 바른 것처럼 얼얼하게 진동한다
그 긴 향수나무 아래를 자전거로 자나가며 추억에 빠져 들었다.
행복은 만드는게 아니라 순간적으로 다가오는 거라고...
비경제적이고 비효율적인 이 순간에 갑자기 뜸금없이 행복해졌다
얼른 삼각대를 세우고 셔터스피드를 바꿔가며 순간들을 사진으로 담았다.
해가 지고도 한동안 무심했던 가로등이 드디어 켜졌다
알전구가 열을 받아감에 따라
붉은 백열등에서
따뜻한 반딧불이 등짝으로
눈부시게 하얀 점으로 서서히 명도를 바꿔간다.
그 가로등 불빛이 거대한 강처럼 구부러지며 동탄쪽으로 휘어진다.
먼지앉은 다리 난간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차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평평해서 카메라를 올려놓을 수 있는 곳이라면 가로수 보호각목위라도 고맙다
2시간을 그리 쏘다니다 길위에서 짝다리로 자전거를 지탱하며 전화를 했더니
현주랑 은재는 벌써 집에 와있다
아파트 정문에서 친구랑 수다떠는 짱이를 만났다.
날 보자 " 오늘 저녁때 치킨먹자 " 고 한다. 바로전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는데...
집에 들어오며 메뉴를 고르고 치킨을 두 마리나 시켰다
운동은 오로지 죄책감없이 치킨을 먹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일어날 때마다 허리를 잡으며 " 아이구야 ~ " 소리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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