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루브르박물관 3-1

2002. 4. 14. 11:00France 2002

 

 

  

8:31

오랜만에 늦잠을 자는데 1층에서 새댁이 아침밥 먹으라고 부르는 소리에 깼다

아이들 깨우고 대강 씻고 며칠만에 깨끗한 새옷을 꺼내 입고 1층으로 내려갔다

 

9:00

아침은 진수성찬이었다.   홍합국,감자전,햄벅패치 ... 애들도 과식했다.

 

10:20

오늘 어디 갈까 ? 하니 현주가 루브르박물관을 가보고 싶다한다

박물관 가는길.

아이들까지 컨디션을 다 회복해서 세느강변의 시원한 바람도 쐬고 창밖으로 시내도 구경하며 기분좋게 드라이브를 했다.

 

 

 

루브르 궁 지하주차장으로 신나게 내려갔다. 컴컴한 지하에 차들도 별로 안 보이고 군데군데 물건들이 쌓여있다. 아무리 차 댈곳이 많더라도 본능적으로 ' 여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차를 돌려 램프를 올라가는데 아뿔싸 앞뒤로 셔터가 내려져 쥐덫에 갇힌 신세가 된 것이다. 봉으로 된 셔터라서 눈앞엔 지상의 빛이 환하게 갈길을 비추고 있었다. 지나가던 흑인에게 도와달라고 하니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그냥 가버렸다.

두리번거리니 비상통화 버튼이 달린 판넬이 보였다. 얼른 누르자 손바닥만한 틈에서 뭐라고 하는 남자 소리가 들리는데 불어라 알아들을수가 있나.  애들과 아내가 옆에 타고 있었지만 챙피한것도 모르고 오로지 " Help me ! " 만 외쳤다.  다양한 높낮이로 ...

스피커 뒤에 남자가 황당한지 마이크를 꺼 버렸다. 

  " 원래 이 지하가 감옥이였다더니 지대로 수감됐네... 혹시 벌금물라고 하는건 아냐 ... 오늘내로 나갈수 있을래나 ...."   

오만가지 불안한 상상이 한꺼번에 떠오른다.

 

그때 후광을 이고 예수님이, 아니 어떤 남자가 저벅저벅 내려오고 있다. 우리를 보더니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최대한 애처로운 눈길을 보내며 마지막 말을 건냈다

   " Hel...p...me ... "

셔터를 올려 우리를 구원해주더니 바른 물가로 안내까지 해 주었다. 할렐루야 !

 

 

  

10:49

박물관이 너무 방대하여 세부분으로 나누어져 있고 요금도 따로 받는거 같았다.

모나리자나 비너스가 있는 드농(Denon)관만 선택하여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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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림 크기들이 후덜덜하다.

교과서로 볼땐 그냥 도화지정도 크기겠지 했는데 생각외라서 마이 당황스럽다.

 

 

 

 

초딩 1학년인 경재에게 이 박물관은 역시 벅찬가보다

주마간산으로 복도를 지나가며 빈 팻트병을 갖고 놀다가 떨어뜨렸다.

방음도 안된 그 텅빈 공간에 통통 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병이 아니라 럭비공 같았다. 조심하라고 주위를 주었다.  

 

 

한참 예술품들을 보며 가고 있는데 또 팻트병이 대리석 바닥위에서 미친듯이 춤추는 소리가 들린다. 

펫트병을 뺏어서 경재 머리통을 몇대 때렸다. 

나가던 관광객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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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에 나오니 아이들이 신났다. 

 

루브르궁 중정 나폴레옹 뜰에 유리로 된 피라밋이 두개있는데 작은건 거꾸로 되어있고 큰 건 박물관입구로 쓰인다

지극히 Classic 한 궁전에 차가운 Post-Modernism 구조물이 낑겨 있다는게 참 어색하다.

그 설계자 또한 프랑스인이 아니라 미국국적 중국인 아이오밍 페이다.

프랑스 애들 참 이해안되는 구석이 있다. 그렇게 젤 잘난척 도도한데 말이야...

하긴 이런 혁명적인 반역이 어디 한두번인가 ?  

파리 박람회에 거대한 철 고물로 에펠탑을 세운거나 바스티유 오케스트라를 정명훈에게 맡기질 않나...

여튼 덕분에 지하로비까지 환하게 빛이 들어와있다.

 

            

 

 

2:00

로비 한켠에 매장들이 몇개 있어서 아이쇼핑을 하다 아이들 사탕을 조금 사줬는데 11,800원

물가가 장난 아니다.

 

 

 

2:20

주차장을 나오는데 요금소에 신용카드를 밀어넣어도 바리케이트가 열리지 않는다.

백미러로 줄선 뒷차들이 비친다. 들어올때 그렇게 난리를 쳐서 이 정도 돌발상황은 뭐 이젠 당황스럽지도 않다. 창밖으로 뒷차 운전수에게 양어깨 으쓱하는 제스쳐를 썼더니-답답한 사람이 우물 판다고-내려 내차로 와서 도와주었다.

 

 

약한 애들 거 뺏어다 펼쳐놓고 돈까지 받으며 보여주고 있는 프랑스 이 놈들이 진정 '동네깡패' 란 생각을 하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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