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28. 22:00ㆍBritain 2014
●●
● ●
케임브리지를 향해 북쪽으로 올라가는 고속도로.
잘 달리다 차들이 갑자기 간격을 좁히더니 전방에 톨게이트가 나타났다.
모지 ? 영국에 고속도로는 다 무료라고 했는데 ...
다가가자 큼지막하게 £2 표시가 보였다. 다행히 동전이 있어 직원 손에 건네는 순간 곧바로 차가 땅속으로 꺼져 들어갔다,
탬즈강 지하로 파 놓은 Dartford 터널이었다. 아 ~ 터널은 유료구나.
특이하게도 상행선은 지하터널인데. 하행선은 하늘에 매달린 현수교다, Queen Elizabeth Ⅱ bridge
터널을 빠져 나오자 반대편엔 다리를 건너려는 차량들이 수 Km나 깝깝하게 기어가고 있었다.
따뜻한 남쪽해변을 찾는 바캉스 행렬인가 ?
런던 외곽 순환 고속도로는 완전 순대속이었다. 나도 그 틈에 차를 낑겨넣고 지정체를 반복하다 가까스로 M11번 고속도로로 탈출했다.
본격적으로 달리는 중... 케임브리지 25 라고 적힌 고속도로 안내표지판이 보였다, 동시에 네비를 내려다 봤는데 40 이 적혀 있다. 순간 내가 목적지를 잘못 찍었나 ? 차이가 너무 나는데 ... 운전하는 내내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유레카처럼 번쩍 생각이 났다,
도로표지판은 mile 이고 네비는 Km 였던 것이다.
기름이 떨어졌다,
케임브리지까지만 버텨 볼래도 유량계 줄어드는 속도가 장난 아니다. 이 Honda Jazz 는 체감연비가 최악이다. 짐도 무겁고, 라운드어바웃도 많고 길도 구불구불한 이유도 있지만 소형차를 빌린 메리트가 전혀 없었다. 중형차였음 차안에서 잠이라도 편히 잤을텐데...
목적지 얼마 안 남겨놓고 국도로 나와 주유소를 찾아갔다.
진출입로를 혼동하긴 했지만 무사히 주유소 안에 들어왔다
한 사람이 셀프로 기름넣고 그 자리에 차 놥둔채 사무실 가서 음료수 하나 사 마시며 줄 서서 계산하고 나와 차 빼서 가면 얼마나 걸릴까 ?
최소한 10분이다.
내 앞에도 벌써 두대가 그러고 있는데 모든 주유기에서는 계속 차량이 밀려든다.
이 시스템에 익숙해지고 무뎌진 사람들을 유심히 보니 막 행복해 죽겠다는 표정은 아니였다. 기름 냄새나고 매연많은 주유소에서 10분 이상 있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공급자 위주인 이 시스템을 누군간 바꿔야 할텐데... 영국인들은 오늘도 소중한 시간을 휘발유 증발하듯 날리고 있었다
주유원이 기름 넣어주고 휴대용카드 단말기로 즉석에서 결재하고 휴지까지 챙겨주는 한국의 시스템이 감사하지.
다행히 내 앞은 기름통이 작은 오토바이라 빨리 끝났다.
휘발유 가득 채우니 £47.99 (86,382원)
1리터에 2,356원 기름값이 한국보다 훨씬 비싸다. 여기는 휘발유보다 디젤이 더 비싸서 그나마 디젤차 안 빌린게 다행이다,
어제 미리 예약한 Meadow farm B&B 는 케임브리지 외곽에 있었다,
차들이 너무 빨리 달려 내가 들어갈 입구를 놓쳐 버렸다. 좌측 깜박이를 켜고 속도를 줄이며 100 m 더 가는데 그 사이에 뒷차가 클락션을 울려댔다. 최고의 지성인 케임브리지도 핸들만 잡으면 개.
자갈이 깔린 마당에 주차하고 현관 초인종을 누르자
잠시 후 백인여자가 문을 여는데 입안에 뭘 우물거리는 걸로 봐서 저녁 먹다 후다닥 나온거 같았다.
우리 방은 본채 바로 옆이었다.
다른 손님 차 재규어 옆에 주차하면 된다고 알려주었다,
겉은 칙칙한 판자집인데
실내는 고급스럽고 깨끗하게 인테리어 되어 있었다.
비싸 보이는 창호시스템 사용법도 알려주었다.
안주인 Tracy
그런데 트레이시가 계속 생글거리는 낯으로 이상한 얘기를 한다.
mail 보냈는데 받았냐고 ... 못 봤다고 했더니 " 아침식사가 포함 안된 가격이다. 아침을 드실거면 £10 를 더 내셔야 한다 "
좀 당황스러운데...알았다고 먹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트레이시가 트레이를 당겨 아침상이라고 보여주는게 이것이다.
시리얼, 잼, 과일, 커피, 쿠키에 꿈틀이 젤리까지...
냉장고 안에는 요플레 생수 생과일쥬스에 차디찬 식빵 두쪽....
트레이시가 돌아 간 후 차분히 생각해 보니 기분이 점점 나빠졌다.
B&B 가 Bed and breakfast 니까 당연히 아침밥이 포함된 거지 누가 별도라고 생각하겠냐 ?
그럼 방값이 £81 이 아니고 결과적으로 £91 (163,800원) 인 거네.
그리고 정성스럽게 조리해 주는 Full English breakfast 도 아니고 차디찬 continental 은 또 모냐 ? 이런 거면 내가 마트가서 사다 먹지.
궁시렁 거리는 날 보고 현주가
" 이 정도 사려면 그 돈 이상 들어 ~ " 하며 위로해 줘서 좀 풀렸다.
탁자위에 놓인 안내서에 ' 케임브리지 시내 주차비 엄청 비싸다 ' 는 문구를 뇌까리며 차라리 저녁시간에 시내를 돌아보려고 나왔다
시내 초입부터 칼리지 (college) 들이 눈에 들어왔다
케임브리지 (Cambridge) 대학은 31개의 칼리지와 6개의 스쿨 연합체인데 그 구성이 계속 바뀐다고 한다.
예를 들면 어제까지 케임브리지 트리니티 칼리지 학생인데 오늘부턴 케임브리지 글자를 빼야 된다는 거
서서히 길 안쪽은 어둠이 깃들고 있다
학생들이 몰려 다니는 거리는 모든 차량이 통행금지 구역이라서, 저 앞길에서 우회전 일방통행
중국 일본 한국으로 한정되는 극동아시아인들이 의외로 많이 보였다,
넓은 잔디밭과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는 건물들.
학생들이 잔디밭을 가로질러 가는 저녁 풍경이 낭만적으로 보였다
역시 대학도시 답게
거리는 한산하고 젊은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펀트라는 바닥이 납작한 배를 타고 케임 강을 유유히 떠다니며 공원과 칼리지와 유명한 다리등을 유람하는 걸 꼭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주차가 전혀 불가능하고 경찰차가 싸이렌을 울리며 다녀 혼이 쏙 빠졌다,
노 젓는 뱃사공이 교복을 입고 있는게 특이하다. 케임브리지 명문대생이 저어주는 배를 타고...ㅋㅋ
해외토픽에 어떤 남자가 교복입은 사공을 헤리포터 같다고 폭행했다는 이야기가 기억 난다
캠퍼스 안엔 못 들어가고 주변 공원길만 아쉽게 빙빙 도는데 가로수 사이로 멋진 풍광이 얼핏 보였다
중앙선을 넘어 빈 자리에 얼른 주차.
파킹 안내판을 보니 10분당 50 penny (900원) 역시 비싸다. 그런데 6시 반부턴 무료라능 ㅋㅋ
다람쥐
아랍 가족들도 여기서 사진을 찍는 걸 보니 여기가 명당자리 맞나보다
가운데는 1446년에 건설되기 시작한 King's college chapel
오른편 흰건물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딕건축물이라는 1441년에 세워진 King's college. ...
왼편은 Masters lodge clare college
멀리서 아쉽게 입맛만 다시고,
뉴턴의 사과나무는 냄새도 못 맡고...
어렵게 왔으니 공부하는 시늉이나마 ... ㅋㅋ
캠퍼스로 통하는 철문이 닫혀 있는데 학생들은 쉽게 열고 다녔다.
일반인들은 다니지 말라는 의미 같아서 약이 올랐다,
아랍인이나 우리뿐만 아니라 서양인들도 자녀들을 데리고 와서 구경하고 있었다.
볼 거 다 봤으니 (?) 이제 슬슬 배가 고파온다.
식당을 찾아 거리를 헤맨다.
이 식당 뒤에 주차하고 돌아가 보니 젊은 사람들이 홀에 가득 차 맥주를 마시며 왁자지껄 했다. Bar 분위기 였다
길 건너에 적당한 식당이 보였다, 밖에 내놓은 메뉴룰 살펴보고 안으로 들어갔다
스프 하나랑 메인 요리로 스테이크 하나만 시켰다.
나이가 좀 있는 남자 웨이터가 나눠 드실거냐고 친절하게 물으며 깨끗한 앞 접시를 두개 준비해 주었다,
손님이 미안할 수도 있는 상황을 환한 미소로 이해해 줘서 음식이 더 맛있다. 총 £18.8 (33,840원)
현주가 여기선 오락실, 나이트클럽 같은 유흥업소와 고층건물이 안 보인다고 했다
유행을 타지 않고 옛 전통과 건물과 문화를 고수하려고 애쓰는 케임브리지.
옥스퍼드보다 노벨상 수상자를 더 많이 배출하며 시대를 만들어가는 저력을 경건하게 실감했다,
케임브리지 시내를 벗어나 들판으로 나오자 밤하늘이 깜깜하다
숙소에 도착했다 10 :08
현주는 씻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나는 하품을 연신하며 내일 숙소를 예약하고 어제 예약상황을 다시 자세히 읽어보았다
조식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문구가 한 구석에 있긴 했지만 그래도 서운한 감정은 다 풀리지 않았다.
● ● ●
당신의 아이들은 - 칼릴 지브란
당신의 아이들은 당신의 소유가 아닙니다
그들은 당신을 거쳐 태어났지만 당신으로부터 온 것이 아닙니다
당신과 함께 있지만 당신에게 속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는 있지만
생각을 줄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자기의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아이들에게 육체의 집을 줄 수는 있어도
영혼의 집을 줄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살고 있고 당신은 그 집을
결코, 꿈속에서도 찾아가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아이들처럼 되려고 노력하는 건 좋지만
아이들을 당신처럼 만들려고 하지는 마십시오
삶이란 뒷걸음쳐 가는 법이 없으며
어제에 머물러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Children - Kahlil Gibran
Your children are not your children....
They come through you but not from you
And though they are with you, yet they belong not to you
You may give them your love but not your thoughts
For they have their own thoughts
You may house their bodies but not souls
For their souls dwell in the house of tomorrow,
which you cannot visit, not even in your dreams.
You may strive to be like them
but seek not to make them like you
For life goes not backward nor tarries with yesterday
'Britain 2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29> 파슬리, 세이지, 로즈마리와 타임 (0) | 2014.07.29 |
---|---|
28> 3代가 노름꾼 (0) | 2014.07.29 |
26> 중세때 영주와 농노는 어떻게 살았을까 ? (0) | 2014.07.28 |
25> 교황님의 노잣돈 (0) | 2014.07.28 |
24> 포크스톤의 말괄량이 삐삐 (0) | 2014.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