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26. 18:00ㆍBritain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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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차 대충 대고 부리나케 언덕을 올라간다
내려오는 사람을 붙잡고 무작정 " How long does it take by walk ? " 하니 뭔 뜻인지 알겠다는 듯,
" 5 minutes ! "
몸을 숙인채 바로 앞만 보고 올라가는데 현주가 다급히 불렀다.
뒤를 돌아보다 ... 쓰러지는 줄 알았다.
Seven sisters가 순백의 드레스를 걸치고 우아하게 서 있었다
멍~
할 말을 잃고 바라보았다.
우연찮게 찾아온 여기가 버링갭 (Birling Gap) 이었다.
나같은 사람도 세븐시스터즈를 보게 하려는 신의 축복 같았다.
언덕에 앉아 경치를 감상하는 가족에게
" 어디가 전망이 좋아요 ? "
우문에 현답이 돌아왔다
" 다 좋아요 "
우리가 들어온 길이 멀리 보인다,
언덕위 절벽 바로 앞까지 올라갔다
파도가 바위를 손톱으로 긁은 상흔들
현주에게는 ' 더 올라가면 등대가 보이니까 가 보라 ' 고 하고
난 유료주차장에 그냥 댄 차가 걱정되서 기다리다 슬슬 내려왔다
내가 등대를 보라는 말을 현주는 ' 등대까지 갔다 오라 ' 는 것으로 해석하고
엄청 먼 길을 걸어 올라갔다
... Sad ...
Belle Tout lighthouse
현주는 나 보여주려고 사진을 꼼꼼히 찍어 주었다
나는 그 시간,
언덕위에서 주차장에 내 차를 불안하게 처다보며
세븐시스터즈 절경을 보며
덤불속에 토끼가 숨은 곳을 뒤지며...
아래까지 내려와 주차티켓 뽑는 곳에 안내문을 읽어보니, 오후 6시부터는 무료라고 써 있었다,
이럴 줄 알았음 현주랑 등대까지 가보는 건데...
마침 현주가 등대를 다 보고 언덕을 내려오고 있다
너무 많이 걸어 발이 까져버린 현주
절벽 아래 해안가에는 사람들이 피크닉을 즐기고 있었는데 한 남자가 연기와 음식냄새로 주변을 초토화 시키고 있었다
방해 받지 않고 자연의 아름다움만 감상할 수 있게, 냄새 나는건 느그 집 뒷마당에서 먹으면 안 될까 ?
분필의 재료로 쓰이는 석회암이 영겁의 시간동안 바람과 파도에 깎여 절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 절벽은 매년 30~40 cm 씩 뒤로 물러나고 있다고 한다
화장실을 들어가는데 바로 뒤에 중국사람이 따라 오길래 문을 잡아 줬더니 무표정하게 고개만 끄떡 하는 것이었다. 지가 뭔 사장처럼.
별 미친놈을 다 보겠네.
볼일보고 나오는데 이번엔 서양남자가 문을 잡아줘서 ' 탱큐 ' 인사를 했다
현주는 마냥 즐거운데 난 당장 오늘 밤 잠자리가 걱정 돼 슬슬 일어났다,
일부러 큰 길로 안 나가고 한적한 해안도로를 탔다.
왼편으론 황금 들녁이 언덕 너머까지 부드럽게 이어졌다
모퉁이를 돌자 오른편엔 또 절경이 나타났다.
현주가 갔다 온 등대였다.
바다쪽으로 하얀 절벽이 살짝 보였다.
석양 빛에 반짝이는 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차를 멈추지 않을 수가 없었다.
비치 헤드 (Beachy Head) 다.
175 m 하얀 절벽 아래에 빨간 등대가 포인트 !
절벽에서 장난을 치는데 한 커플이 내려오다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남자가 계속 싱글벙글인걸 보니 여자를 많이 사랑하는게 느껴졌다.
구도를 바꿔 두장을 찍어 주었다,
비치헤드에서 버링갭쪽으로 바라본 풍경
태양이 등대위에서 마지막 안간힘을 쓰더니 주간근무 마쳤다고 언덕 아래로 칼퇴근해 버렸다.
야간근무조 등대는 아직 준비가 안된거 같은데 ...
자연이 맞교대하는 환상적인 풍경에 홀딱 반해 버린 현주
애들처럼, 아주 신이 났다
차로 돌아오는 길에 세워진 푯말.
『 Have You paid & Displayed 』
뭔 말이지 ? 성경구절인가 ? 아마 이 풍경에 어울리는 감동적인 명언 일꺼야 !
이후 여행내내 여러 곳에서 이 촌철살인을 보게 되었는데 나중에 그 뜻을 알고 오토매틱으로 욕이 나왔다,
" 주차티켓 뽑아 보이는 곳에 놓으시요 "
내가 졌다 !
석양속으로 사라지는 세븐시스터즈 ...
떠나며 자꾸 백미러를 힐끗거렸다.
프랑스에서 배를 타고 영국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반기는 풍광이 동남쪽 해안의 하얀 절벽이다
도버의 White Cliff 도 유명하지만,
규모와 아름다움에서 여기 브라이튼의 Seven sisters 를 최고로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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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람 - 조 에이킨스
나는 흔들리는 바람
너는 꿈쩍 않는 육지
나는 모래 위를 지나가는
그림자
나는 떨리는 나뭇잎
너는 흔들림 없는 나무
너는 변치 않는 별
나는 늘 움직이는 바다
너는 꺼지지 않는 빛
횃불처럼 나는 죽으리
너는 깊은 음악의 파도
나는 고작 외마디 외침 !
I Am the Wind - Zoe Akins
I am the wind that wavers,
You are the certain land;
I am the shadow that passes
Over the sand.
I am the leaf that quivers,
You, the unshaken tree;
You are the stars that are steadfast,
I am the sea.
You are the light eternal --
Like a torch I shall die.
You are the surge of deep music,
I -- but a c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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