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호의 카메라 "

2010. 11. 17. 11:34독서

 

 

 

 

 

 

 

 

           나는 이 사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

           책을 펼처 prologue 를 읽는다

 

 

  " 사진을 찍는 건 나의 마음이지만

   그 마음을 읽어주는 것은 카메라다

   카메라는 그래서 너무 멀어도 혹은 너무 가까워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너무 멀면, 애지중지하느라 내 마음을 보여줄 기회를 놓치게 되고

   너무 가까우면,카메라를 시도때도 없이 가치없이 사용해서

   정작 중요한 '그' 사진마저 기억해내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카메라와는 오랜 친구같,그런 사이로 지내는게 좋다

 

   언제든 손에 닿을수 있고, 존재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으며

   바로 내 눈앞에서 내 마음과 피사체 사이의 거리를 조절해

   말과 글로는 표현할수 없는 내 감정을 알아주는 친구

   그것이 카메라일 것이다

 

   만약 사진을 찍고 싶어진다면

   먼저 내 마음으로 찍은 다음에

   카메라로 기록한 뒤

   사진으로 그 마음을 꺼내보면 된다

   또 만약 사진을 잘 찍고 싶거나

   혹은 잘 찍는 법을 알고 싶다면

   카메라 뒤로 웅크리고 앉아 세상을 보지 말아야 한다

 

   세상만이 아니라,세상에 풀어놓은 마음을 보게 해주는게 카메라다 "

 

 

        이 머릿글에 반해 주저없이 읽고 보기 시작했다.

 

        2009년 중국 문명의 두 중심 황하와 중원으로 떠난 사진작가 권영호는 그곳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여행을 했다. 이 책은 바로, 그 시간여행을 담은 책이다.

        그는 춘추전국시대의 무대인 뤄양, 황하에 의해 흥하고 황하에 의해 몰락한 비운의

     도시 카이펑, 5천 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정저우를 차례로 돌아보며,

     자신의 추억들을 되짚어보고 사진에 대한 생각을 정리도 해보며 ‘찍어야 하는 사진’

     이 아닌 ‘찍고 싶은 사람’, ‘담고 싶은 모습’만 카메라에 담아왔다고 한다

       여기 실린 사진은 보통의 사진과는 많이 다르게 다가온다. 우리가 잘 안 보는

    차밑바닥, 땅바닥에 널부러진 그림자, 페인트칠된 담장...너무 흔해 눈길주지 않았던

    사물들에게 권영호는 따뜻한 시선으로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12월 여행 사진을 어떻게 찍을까 요즘 고민중이었다. 그런데 그의 글중에 여행지

    사진에 대한 생각을 적은 글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의 주관을 들어보자.

        남들에게 내가 무엇을 보고 ,먹고 겪었는지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카메라

     건너편의 대상과 교감이 무뎌지고 개별적이고 주관적이어야 할 여행이 공유를 전제로

     하는 객관적인 정보전달을 위한 숙제가 되버린다고 말한다. 그 곳의 유명한 곳을 잘

     찍은 사진들은 인터넷에 널렸다. 그러나 빈 밥그릇이나 자판기, 사탕하나에 깃든 내

     추억을 찍은 사진은 남들에겐 관심없지만 나에겐 소중한 추억이 깃든것이다.

        그런 사진을 찍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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