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tain 2014

7> 공중부양후 낙법실패

LoBo1967 2014. 7. 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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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동전 없음 볼일도 못 보고 (유료화장실) 

£2 (3,600원) 없음 물 한모금 마실 수 없다.

바가지 상술에 놀라서 넣고 빼는걸 단념했다 

 

버스가 다니는 큰 길로 나왔다.

오른편으로 가면 아까 우리가 내린 런던탑 버스정류장 쪽이고, 왼편은 시내쪽이다. 

안 가본 왼편으로 방향을 틀었다.

 

 

가도가도 정류장이 안 보인다. 돌아 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

보다 못한 현주가 지나가는 버스를 쫓아 가더니 저~쪽에서 버스가 서긴 하더라고 알려줬다.

 

양복을 쫙 빼 입은 City of London 구역의 금융맨들

점심시간에 모여서 맥주를 한 잔씩 들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버스정류장

방향을 잘못 잡아 좀 걷긴 했지만 세계적인 관광지 바로 옆에 

분위기가 완전 다른 세계적인 금융가를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오이스터 카드를 혼자 힘으로 만든게 마냥 자랑스러운 현주어린이

 

버스가 금방 안 와서 꽤 기다렸다. 

차 안에도 만원이라 현주랑 따로 따로 앉아서 갔다 

 

 

옆자리에 할머니가 폰을 계속 들여다 보며 뭘 하길래 힐끗 보니 지뢰찾기 게임을 하고 계셨다 

내가 뒷자리 현주랑 트라팔가 이야기 하는 걸 듣더니 할머니가

"  나도 거기서 내려. 거기가 종점이야 "  끼어드셨다 

 

 

 

 

드디어 트라팔가

할머니가 다 왔다고 알려주길래 아부를 좀 해줬다

" Thank you, Lady ! "  

 

웨스트민스터 사원 가는 11번 버스를 타려면 조금 더 걸어 내려가야 했다, 

현주가 별걸 다 파는 「 Boots」drug store 에 들어가 물 한병을 사왔다.

먼저 마시라고 양보 하길래 양껏 마셨더니 반이나 없어져 버렸다. 땀으로 다 빠졌는지 이젠 소변도 안 마렵다.

 

 

11번 버스에 올라 탔는데 두 정거장만에 웨스트민스터 스테이션 (Westminster station) 이란 안내방송이 나왔다,

창밖으론 빅밴도 안 보이고 이제 앉았는데 일어나기 싫어서 뭉기적거렸더니 버스가 다시 출발해 광장에 들어서자 바로 옆이 빅밴이었다.

현주에게 내리자고 하고 빨간 버튼을 누른 후 문쪽으로 나와 대기했다. 그런데 버스가 설 생각을 안 하고 사원을 지나 빌딩가로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다. 한참 걷게 생겼군 !

아래 지도 표시까지 한참을 내려갔다. 차 문이 열렸는데 차와 보도 사이 간격이 너무 넓었다.  뜀틀 도움받기 판에 올라 선 것처럼 힘을 주며 뛰어 오르는 순간

 

다리에 지팡이가 걸려 스텝이 얽히면서, 50cm 정도 공중부양을 한 다음에 순식간에 떨어졌다,  낙법을 쓸 겨를도 없이...

픽 ~ 쓰러진게 아니라 엉덩방아를 찧듯이 떨어지고 티타늄 지팡이까지 차 바닥을 때려 큰 소리가 났다.

그 효과음과 장면만으로는 버스 바닥이 깨지며 내가 땅속으로 쏙 빠져 버리는 액션영화의 한 씬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놀라서 부축을 하려는데 내가 혼자 일어난다고 뿌리치며 비비적거리는 바람에 시간도 지체됐다.

머 나야 한두번 넘어져 본 것도 아니고 소리만 컸지 데미지는 거의 없는 상태라 툭툭 털고 밖으로 나왔다,

런던 버스에 차장이 있다는 것도 그때 첨 알았다. 뒷문에서 어느새 버스차장이 나와서 괜찮냐고 물었다. 괜찮다고 하며 떠나는데 뒤에서 또 누가 부르며 괜찮냐고 묻길래 고개 돌려보니 버스 운전수가 놀라서 뛰쳐 나와 있었다.

괜찮다고 손짓하고 웨스트민스터쪽으로 걸어갔다.   

 

자해공갈이니 뭐니 현주랑 낄낄거리며 오다보니 힘들지도 않고 금방 도착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Westminster Abbey) 은 역대 영국 왕들의 대관식이 집행된 교회이며 다이애나비의 장례식이 거행되기도 했다.

참고로 웨스트민스터 궁과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Westminster Cathedral) 은 따로 있다.

 

 

 

잔디밭에 널부러진 사람들

 

 

그늘로 피신한 걸로 봐선 런더너는 아닌 듯

 

 

 

 

사원 북쪽 입구

 

유니언잭이 펄럭이는 웨스트민스터 궁 (Palace of Westminster) 이 사원 뒤로 살짝 보였다

 

빅 벤 (Big Ben)은 웨스트민스터 궁에 시계탑 애칭이다

 

네오고딕 양식의 웨스트민스터궁전은 현재 영국 국회의사당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Bobby (영국경찰의 애칭) 들이 정문을 지키고 있었다

 

빅벤을 보려고 번잡한 코너를 돌때 한 백인 청년이 담배불 있느냐고 물어봤다. 없다고 하자 아가씨들에게도 담배불을 구했다

  

한 가족이 오후 햇볕을 피해 궁전 담밑에 철푸덕 앉아 있다.

그 앞을 지나는데 사내 녀석이 벗어 놓은 운동화 한짝에 동전이 몇개 보였다

 

현주 동전지갑에서 몇 penny를 꺼내, 되돌아 가서 ' 푼돈이라 미안해 ! ' 하며 신발 안으로 던졌다, 

졸지에 거지된 사내녀석, 황당한 여동생,

그리고 "  아이고 머리야 ! " 하며 배꼽 빠지게 웃는 아빠

 

 

 

 

빅밴을 본 후에 템즈강변으로 고개를 돌리자 거대한 자전거 바퀴인 런던아이 (London Eye) 가 거기 서 있었다,

2000년 밀레니엄을 기념해 만들때는 높이 135 m 로 세계 최대 대관람차 였다고 한다

 

얇은 바퀴살 만으로 저 무거운 휠을 지탱하고 굴린다는게 신기하다.

축이 특하고 빠져버리면 굴렁쇠 되서 런던 시내 쑥대밭 되겠군 

 

꽁짜로 런던아이까지 보게 된 현주는

 

좀더 가까이 보겠다고 템즈강쪽으로 향했다.

 

저 대관람차 한번 타려면 긴 줄을 각오해야 한다. 그런데 돈 더 내면 줄 안 서고 곧바로 탈 수 있다. 공식적인 급행료다

민주주의 나라 영국은 그런게 없을 줄 알았는데 Soft 한 카스트제도가 아직도 존재해서 상류층이거나 돈이 많으면 사람 머리 위에 앉을 수 있는 곳 또한 영국이고 런던이다.

 

 

 

말로만 듣던 것들이 

조금만 걸으면 나오고, 그 옆 것도 유명하고, 고개만 돌려도 보여서 마냥 신기하고 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