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뮌헨 TUM, ESO, BMW

2023. 9. 1. 12:39Germany 2023

6. 23. 금. 정오

 

 

나도 좋아하는 건축물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겠단 기대감에 살짝 설레였다. 

올드타운을 벗어나 교외로 빠지는 도로를 타고 북쭉으로 한참 달리자  

 

한적한 지방도로 나왔다.

 

이윽고 탁 트인 전원풍경과 평화로운 마을, 잘 사는 주택가, 화단 속을 아치로 파내 출입문을 만든 집, REWE 앞에 엄청난 자전거 거치장등을 구경하느라 연신 고개를 좌우로 돌렸다 

 

숲속 갈림길에서 좀 일찍 우회전해서 아스팔트길을 따라가다보니 길가에선 보이지 않던 멋진 건물이 키 높은 나무숲 속에 숨어 있었다. 멋쩍게 돌려 나옴.

첫번째 목적지인 Miller tower 가 언덕위로 고개를 살짝 내밀었다

 

 

한적한 흙길위에 차를 세워놓고 비 고인 웅덩이를 피해 천천히 탑쪽으로 산책을 나왔다

 

사진으로 봤을땐 뭔 천 같은 재질인줄 알았는데 막상 가까이 가보니 금속재질의 상당히 높은 구조물이었다

 

잠깐 있는 동안에도 숲에서 길에서 사람들이 불시에 출몰했다. 자전거타고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 설레설레 걷는 사람들, 독일인들은 참 자연을 좋아하는 거 같다.  근데 이 정도라면 한갓진 여유를 즐기기엔 좀 정신 없을 듯.

 

두번째 목적지 좌표를 입력했는데 꽤 거리가 멀게 나왔다. 한국에서 미리 조사해갈때는 상당히 가까웠는데...싶어서 다시 정확히 숫자 입력하니 1분거리.

회사 건물들이 쭉 도열한 블럭 끝 모서리 부분에 푸드트럭 (Can Sophia Street Food)이 한대 서 있고 직장인들이 점심때인지 많이 서서 사 먹고 있다.

우측 천문대 주차장앞에는 바리케이트가 막고 있어 옆으로 차 돌리며 본 건물 (Max Planck Institute for Astrophysics)

 

2번째 목적지 건물을 멀리서라도 보기 위해 주변 들판으로 나갔다

 

그런데 내가 준비해간 건물 사진이 아니다. 아쉬워 다시 천문대 정문 앞으로 돌아왔는데 그 옆에 진입로가 눈에 들어왔다.  조심조심 눈치보며 안으로 들어갔더니 ESO 건물 (유럽남방천문대) 바로 앞 주차장까지 접근 할 수 있었다. 

 

건물을 살펴보며 걷다보니 내부로 들어와 버렸다. 프런트에 앉아 있던 두 남자가 약간 당황한듯 일어나 지도를 챙겨 주려고 한다. 그냥 둘러만 보겠다고 했더니 ' 지하에 화장실 있어요 ' 라고 알려줬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학생들이 단체로 와서 웅성웅성하고 지도교수 같은 나이든 몇명이 인솔설명도 하고 있다. 개별 관람객도 약간 보였다. 

 

전시물들은 별로 볼게 없는데 정작 부러웠던건 창밖 풍경이었다. 

 

거칠것 없는 지평선, 탁 트인 시야. 땅이 넓은 나라 독일이 마냥 부럽다.

 

내가 보고 싶었던 건물은 이 들판에 나가 바라본 바로 옆 건물이었다. 

여긴 ESO 천문대. 옆 건물은 ESO 본부. 한국은 땅값이 비싸서 저런 건물은 지어지기 힘들 거.

 

단체 학생들이 나오자마자 피워대는 담배연기 자욱한 터널을 지나 나도 천문대를 나왔다.  

이 지역은 공장인지, 사무빌딩인지, 연구소인지... 주차장은 나무 사이사이에 차를 댈 수 있게 넓적하고 건물들 주변은 공원처럼 장 정비되어 있고 조용해서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숲속, 공원, 산속에 놀러 온 느낌일 거 같다. 근무환경은 최고. 동탄산업단지나 시화공단을 생각하니 그 차이가 극명하게 다가왔다.

* 나중에 한국와서 자세히 찾아보니 이 블럭이 TUM 대학교 (Technical University of Munich Garching) 였다능. 왠지 캠퍼스같더라니.

 

시내 들어오는 고속도로를 타게 됐다.  LG 도 뭘 지으려는지 벌판에 공장부지 팬스를 둘러 처놨다. 뮌헨 주변에 공장이 많을 거란건 예상했지만 근무환경이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다.

올림피아 타워 (Olympiaturm)가 먼저 보이고 그 옆에 BMW 본사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은 BMW Weit

미니,롤스로이스등이 전시되어 있고 무료입장. 시승도 가능. 레스토랑 케릭터샵등이 있어 home of BMW 이라 불린다.

 

4기통 실린더모양이 본사. 그 옆에 역동적인 회색건물은 박물관이다.

기념사진 찍는 동양인들이 곳곳에 보인다. 웅장한 본사건물을 보고 있으려니 남자의 가슴이 막 뛴다.

 

벤츠, 포르쉐는 슈투트가르트, BMW은 뮌헨, 아우디는 잉골슈타트... 현대는 울산, 기아는 군산, 대우는 인천 ?

뮌헨에서는 다른 브랜드 차 타고 다니면 욕 먹는지 주변 굴러다니는 차들이 다 BMW 이다. 시골길이건 공장지대건 전국 어디를 가나 자동차천지다. 기름값 비싸도 열심히 끌고 다니고 밟고 다닌다. 자동차왕국답다.

 

안에 들어가 보고 싶지만 시간이 애매. 길이 막힐거 같아 1시쯤 올드타운 네비에 찍고 출발.

 

거의 다 와 차가 많이 막혔다. 길한복판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을때 얼른 gps 좌표를 입력했는데 U턴을 하라고 네비안내가 나왔다. 괜히 정체구간 뚫고 가느라 헛수고만 했다. 

 

조금 더 가서 U턴해 목적지에 도착했다. 진입할때도 약간 이상했었다. 시계탑이 보이긴하는데 아까 현주 내려준 장소가 아니다. 엄청 당황스러웠다. 주변은 관광객들로 북새통이고 광장 한복판에 내 차만 들어온 거 같고... 차 세우고 생각을 정리해보니 내가 광장남쪽에 있고 아까 현주 내려준 곳은 광장 북쪽인것으로 해석됐다.

 

지도위 예상지점을 찍고 다시 빙 돌아 나와 U턴해가며 간신히 2시에 정확한 장소에 도착했다.

 

장애인구역 3칸이 꽉 차서 비집고 들어갈데가 없다. 길옆에 바짝 세우고 있으니 2시 약간 넘겨 현주가 무사히 도착했다.

표정이 즐거워보였다

점심은 Hansik 이름의 한식집에 가서 먹기로. 네비폰이 말썽이라 다른 폰으로 입력해 찾아갔다. 다행히 근방이라서 쉽체 찾았는데 차 댈 곳이 없다. 주인아저씨는 문 밖에 나와 손님 기다리고 우린 보고도 못 들어가고 ... 구시가지 안에 식당 찾아 돌다가 짜증나서 그냥 숙소와서 먹기로 했다.

 

길을 몰라 갓길에 차 잠깐 세우고 좌표입력하는데 지나가는 자전거족들이 째려보거나 손짓하고 가서 나도 짜증나 욕을 해줬다. 지들만 보호받고 초행운전자들은 그럼 번잡한 대로 한복판에서 보호 받아야 하는 거야 ~!

 

3시아직 안된 대낮에 숙소 귀환. 

현주가 배고픈지 고기 구우며, 라면과 햇반까지 다 준비하래서 포식

 

 

현주 설겆이하고 난 쉬라고 해서 TV 틀어놓고 침대위에서 낮잠을 즐긴다.

창밖에서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4시반쯤 개운하게 일어나 또 외출준비. 그사이 수북하게 모인 Pfand 빈병 싸들고 차에 와 시내로 출발

새치기하는 운전자, 얌체 운전자들이 여기도 있다. 추월해 앞으로 끼어들때 깜빡이 없이 그냥 들어오는 건 부지기수.

 

 

 

 

 

영국정원 서핑포인트는 오늘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구시가지, 이젠 우리만의 아지트가 되어버린 곳에 도착, 지금은 다행히 장애인자리가 비어 있다.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는데 주문을 안 받으러 온다.

현주가 커피 두잔 주문하러 안으로 들어갔다가

 

한참있다가 콘 하나 들고 돌아옴.

가보니 카페가 아니라 아이스크림가게였다고. 그래서 커피아이스크림으로 사왔다고.

 

현주가 조금 먹고 다 나에게 양보했다. 나 혼자 퍽퍽한 맡동까지 맛있게 순삭. 

 

현주 다시 올드타운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