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로텐부르크-1 Rothenburg

2023. 8. 13. 17:56Germany 2023

 

6.  8.  목. 오후

 

고속도로를 피해 돌아서 왔는데도 벌써 로텐부르크에 도착했다. 12시 30분

 

성문을 두개 통과해 차량이 없는 구시가 성안으로 들어왔다

 

네비를 믿긴하지만 차한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골목길을 가라고 하거나 인파속을 헤치고 가야 할 때는 내가 뭔 짓을 하는 건가 걱정이 앞섰다

 

폭이 넓은 벨지움로드에 차들이 몇대 드문드문 세워져 있는 곳에 도착. 골목안에 차 한대 세울 공간을 발견해서 궁여지책으로 벽에 바짝 붙여 놓았다. 머리위에 표지판을 해석해보니 ' 주민주차증 있는 사람은 요금무료' 라고 써 있어서 그나마 안심

 

큰길을 두고 크리스마스용품점이 양쪽에서 성업중이었다,

 

CLK cabriolet 를 여기서 만나니 맘이 또 짠해온다

 

안으로 들어가자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꽤 근사했다. 매장안에는 사진금지에 2층으로 올라가야 나갈 수 있게 바리케이트를 처놔서 난 대충 1층만 보고 바리케이트 걷어 나왔다

 

샵앞에는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줄을 섰고 한국인 단체, 중국인, 인도인들이 거리에 넘처났다

 

산타도 쇼핑한다는 세계적 규모의 크리스마스샵 캐테 블파르트(kathe wohlfahrt)

 

쇼윈도우 앞에서 기다렸다 현주를 만나 구시가지 중심지인 마르크트광장으로 향했다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그런지 사람들이 밀물썰물처럼 몰려다녀 건물보다 사람들에게 더 눈길이 갔다

 

강렬한 6월의 독일 땡볕을 피해 그늘에 앉아 있으려니 피곤이 밀려왔다. 관광객들을 위한 피서시설이나 벤치가 거의 없고 한두개 있는 것도 새 배설물등으로 지저분했다.

가난한 자 돌위에 철푸덕, 부자 카페 파라솔 아래 푹신한 의자.

 

전의상실해서 일단 호텔 체크인하고 들어가 쉬었다가 해가 좀 누구러지면 나오는 걸로.

 

그사이 차가 바베큐통안처럼 후꾼해져있었다

 

좁은 골목길을 다시 나오는데 우리 차를 보고 길을 비켜주거나 인사나누는 사람들의 여유가 고마웠다

 

다행히 호텔은 북쪽 성문 바로 나가면 위치해 있어서 금방 쉽게 도착.  입구 앞에 여유공간이 있어서 주차도 편하게 했다

같은 시각, 큰 관광버스에서 중국인으로 보이는 단체관광객들이 내리고 있다. 객실이 많은 유명관광지 호텔은 중국인단체 위험이 있다는 걸 깜빡, 후회막급이다.

 

호텔앞 전경.

 

중국인 단체와 가방들로 로비가 자갈치시장이 되버렸다. 얼핏 들리는 말은 중국어는 아니고 싱가폴어 ? 동남아화교들인듯

그 사이를 비집고 프런트로 가서 얼른 체크인했다. 배정된 방은 1A층인데 엘베 층개념도 모호하고 룸 찾는 것도 미로같고 꽤 멀었다. 복도에서 아까 중국인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내일 조식당 쑥대밭 되겠군.

방에 와 보니 전망은 더 폭망

 

현주는 폰하다 3시반에 곤히 잠들고 난 빨레를 잔뜩했는데 널 곳이 없어서 창틀에 던져 놓았다

 

현주 자는 사이 저녁먹을 레스토랑 검색.  성안 관광객 상대 식당말고 현지인들이 가는 변두리위주로 찾다가 ' 슈바르체스 람 Schwarzes Lamm' 이라는 이름의 식당간택.  먹음직스러운 음식사진까지 캡쳐해 놓았다, 

30분 단잠 잔 현주 일어나 새옷, 새 기분으로 재충전후 로비 내려와 사진,

 

시내를 조금 벗어나자 갑자기 계곡아래로 계속 내리막길.  이 도시가 높은 언덕위에 있다는게 실감난다

길를 놓쳐 동네 안쪽까지 들어갔다가 지전거족, 개산책족, 차량까지 뒤섞여 혼이 쏙 빠졌다

 

다시 돌아나와 식당 작은 글자보고 찾음. 이 나라는 진짜 간판이란 개념이 없다. 그냥 벽에 대충 이름만 써 놓고 찾아오는건 손님 몫. 다시 차 돌려 근처 주차하고 길건너 옴

 

야외 테라스에 손님들이 많아 현주랑 안에 들어갔는데 껌껌하고 2층 계단까지 보여서 그냥 야외 안쪽에 자리잡았다. 무심한듯 처다보는 유럽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려니 조금 뻔뻔함 필요.

 

만화주인공같이 생긴 아저씨가 주문을 받으러 왔다.

" 진저 에일 (ginger ale) 라지랑 컵 두개 달라" 고 했더니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돌아갔다. 잠시후 잔을 두개 가저오긴 했는데 한잔에만 음료수를 채워왔다. 병으로 주면 나눠 먹으려고 했는데 눈치 참 없네. 

 

어쩔수없이 제로코크 추가주문하며 얼음을 달러고 했더니 이번엔 콜라 한잔하고 빈컵에 얼음만 따로 담아와 식탁위에 유리잔만 4개가 덩그런히 차지해 버렸다. 그걸 보는 순간 " 이 새끼 졸라 센스없네 " 욕이 나왔다.

 

캡쳐해간 사진 보여주며 주문. 다행히 음식은 금방 나왔다. 기대가 많았던 아스파라거스 드디어 먹어봄. 맛은 밍밍,

주변 테이블은 아직 저녁식사시간이 이른지 음료수나 맥주만 시켜놓고 홀짝거리고 있다.

 

음식을 보고도 안 반가운 현주.

나올때 과자를 먹어서 배 안 고프다고 많이 남기는 바람에 내가 다 먹었다

 

맑다못해 밝았던 하늘이 갑자기 흐려지더니

 

돌풍이 불고 잘 먹고 있는 음식위에 나무등에서 떨어진 이물질이 묻고 파라솔이 들썩거리니 손님들이 다 도망가거나 안으로 들어가고 식당직원들이 나와 파라솔을 묶어놓았다.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데 천둥 번개가 치더니 빗방울마저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리와 옆 노부부만 굳건히 버티다 피리솔 밑으로 식탁과 의자를 더 밀어 넣고 비를 피해야만 했다. 

 

질풍노도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자리, 비가 그쳐서 그 사이 갈려고 직원에게 계산서를 달라고 했다. 카드냐 현찰이냐고 묻길래 카드라고 했더니 밖에선 와아파이가 안되서 안에서 결재해야 한대서 따라들어갔다. 프런트도 아니고 더 컴컴한 주방쪽 구석으로 데려가더니 카드기가 두번이나 에러를 냈다. 다른 직원을 부르니 젊은 동양인직원이 " 카드 종류가 어쩌구 저쩌구 " 하길래 짜증나서 ' 현찰준다' 고 하고 신경질적으로 손에서 카드를 낚아챘다.

50 e 지폐주고 13 e 거스름돈 받으며 팁 한푼 안주고 나왔다.

 

차로 돌아가며 현주에게 상황설명했다

" 처음 주문받을때부터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더 무례{하게 대했다.  이 식당은 밖에서 와아파이 안되는거 하나로 손님들에개 불편을 끼처 서빙하는 사람들아 팁을 더 못 받겠다 "

다시 언덕위 로텐부르크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