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25. 15:00ㆍVietnam 2014
성당은 우체국 바로 앞에 있다.
유명세에 비해 사람들이 거의 안 보여 불안한 맘에 가까이 가보니 내부는 오후 3~4시에 잠깐 개방한다고 써있었다.
길건너 담벼락에 사람들이 쪼르르 앉아 있는 노점카페가 보였다.
나도 그 틈에 끼어 앉아 아줌마에게 카페쓰어다를 시켰다. 이젠 가격따윈 먼저 안 물어본다.
백인 청년 둘이 지나가다 노점아줌마에게 자기 커피에 우유 좀 넣을수 있냐고 물어보는데 서로 의사소통이 안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여긴 우유는 없고 가당연유만 있다고 했더니 그거라도 넣고 싶단다. 아줌마에게 통역을 해줬더니 아줌마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만동지폐 하나를 꺼내 보이자 이번엔 젊은애들 표정이 곤란해졌다. 카페쓰어다가 만오천~이만동인데 연유값으로 만동 달라면 내도 곤란하재.
백인애들에게 “ 차라리 저기 커피빈가서 해 달라고 하는게 낫겠는데 ” 고 했더니
그 우유를 베트남 말로 뭐라 하는지 물어본다. “ 쓰어 ” 라고 알려줬다.
1주일만에 내가 외국인에게 베트남어를 교육시킬 수준에 이르렀다. 음~하하하 !
다 좋은데 뭔 냄새가 고약해서 어쩔 수 없이 일어나 공원 쪽으로 갔다.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에 한화생명 마크가 찍힌 벤치에 앉았다. 도로엔 현대버스, 고층건물 꼭대기에 POSCO 글짜까지 보이자 이게 한국인지 베트남인지 헷갈릴 정도다.
지난번 밤에 이 곳을 지나갈 때는 그리 낭만적으로 보이더니 실상은 이렇구나
삼삼오오 바람 쐬러온 사람들에게 깔고 앉을 신문지를 파는 상인도 있었다.
후각기능을 영구상실하기 전에 공원을 빠져 나왔다.
점심 먹을 곳을 찾아 주변을 좀 돌아다녀도 크레페집과 브랜드커피숍, 빵집, 맥시칸 타코전문점은 보이는데 서민 먹거리는 찾을 수가 없다.
난 벌써 길거리 싼 음식에 빠져버려 브랜드 커피숍에 앉아 있는 여자들이 다 된장녀로만 보였다.
어쩔 수 없이 성당과 가까운 크레페집에 들어가 에어컨이 시원한 실내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메뉴를 오락가락하다가 오라카로라는 스무디를 하나 시켰다.
다행히 식사주문이 가능해서 베트남식 미트볼을 주문했는데 잠시 후 그건 재료가 다 떨어졌다 해서 참치 샌드위치로 바꿨다
식당 인테리어는 베트남 수준에선 고급으로 해놨는데 음식값이 비싸서 그런지 손님이 별로 없다.
점심먹고 3시까지 꾸벅꾸벅 졸다가 나왔다.
비쥬얼이 허접한 참치샌드위치.
시간맞춰 성당에 들어갔다.
벌써 외국관광객들이 바글바글한데 내가 스틱에 스텝이 엉키며 몸이 중심을 잃는 순간 카메라를 보호하려다 꽈당 넘어졌다,
대리석바닥에 철재스틱이 떨어지는 소리가 온 성당안에 메시아처럼 울렸다. OMG !
필리핀이나 베트남이나 성당 내부는 참 수수했다, 화려한 유럽의 성당부터 봐왔더니 성에 안 찬다.
이거 보려고 3시간을 기다렸나... 스틱으로 발등을 찍고 싶을 정도였다
이쪽 벽엔 온통 감사하단 프랑스 단어인 " Merci " 만 잔뜩 붙여놨다.
이 노다지 베트남을 자기네들에게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단 말인가 ?
역시 뒤도 안 돌아보고 성당을 나왔다.
병아리들이 재잘 거리는 소리에 이끌려 도로를 건너가다 인도턱에 걸려서 또 넘어졌다. 연거푸 이렇게 넘어지는 거 보니 오늘 컨디션이 안 좋은가 보다. 베트남 남자가 놀라서 달려와 부축해 주었다.
여긴 도서관같은데 분위기가 무슨 보호관찰소처럼 살벌하다
Financial center 등의 금융가
문구점을 겸한 서점에 들어갔다.
프랑스 호주등 선진국을 여행하면 빚을 내서라도 돈을 쓰게 만드는데 베트남은 돈을 써 주고 싶어도 살게 없다는 거
거리를 내려오다 왠 Live music bar 를 만났다. 내가 조사해 간 자료에 없는 곳이라 유심히 살펴보았다.
Bar가 있는 건물 4층은 베트남음식 쿠킹 클래스 간판도 보였다.
번화가로 더 내려오다 saigon tourist information 를 사거리에서 발견했다. 한국관광공사쯤 되는 곳이라고 알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 호치민의 공연을 물어보니 AO show 말고는 별게 없고 미술관을 물어봐도 갤러리 골목을 알려주긴 하는데... 호치민, 베트남의 문화수준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붕따우 배편을 물어보다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진짜 배가 없다는 것이다. 왜 그러냐니 2~3주전에 사고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전면운행금지라고 한다.
호텔에서는 다음 주에는 운행한다는데 맞냐고 하니 다음 주에 조사가 끝난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 붕따우 검색할 때 한국외교부에서 호치민 붕따우간 배편이 노후되고 승선인원을 초과하여 사고위험이 높으니 자제하라는 공문을 작년날짜로 올렸던 걸 봤다. 그때는 한국외교부가 참 오지랖도 넓다 했는데 막상 예견된 사고가 일어났다니 놀랄 수밖에 !
땀 식히고 나와서 도어맨에게 주변에 싼 식당을 물어봐도 모르고 Rex 호텔을 물어봐도 모른다.
하긴 니가 Rex 호텔을 알면 여기서 일하겠냐 ?
회랑 거리를 지나가는데 와플 같은 풀빵을 파는 아줌마가 시식해보라고 하나를 건네준다.
맛은 괜찮은데 뻑뻑해서 못 먹겠다.
오페라 하우스까지 내려와 오른쪽으로 꺾어졌다. 오늘도 많이 걷는구나
드디어 REX 호텔이 보인다
예전엔 이 호텔이 사이공의 랜드마크였다지만 지금은 화려한 빌딩 숲에 낀 옛 관공서 건물로 밖엔 안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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